영화를 보면서 너무 현실적인 가족이야기인 것 같아서 뜨끔뜨끔 했습니다.
이 캐릭터는 우리 집안의 누구, 이 캐릭터는 또 누구 이런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지어졌거든요.
큰 임팩트 없이도 누구나 가족을 돌아보게 만들고, 또 그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에요.
전개는 일본영화 그 특유의 잔잔함이랄까... 여하튼 무미건조한 분위기로 시작하고 또 끝이 납니다.
10여년 전, 물가에서 소년을 구하다 목숨을 잃게 된 장남 준페이의 기일에 매년 가족들은 모두 모입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모였죠. 이 영화에 등장한 사람들은 저마다 나름의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형 준페이의 기일에 맞춰 모인 가족들..
주인공 료타 역으로 나온 아베 히로시.. 똑똑한 형 준페이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서 항상 주눅들어 있는 모습으로 나오고, 딱히 직장도 없고,, 영화속에선 그냥 한심한 남자로 보입니다.
유카리는 전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인 아츠시를 데리고 료타와 결혼한 여자인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시댁식구들과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고, 본인의 아들(료타)만 중요시하는 시어머니에게 서운함도 느낍니다.
아츠시는 친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유카리)와 함께 살다가 료타의 의붓아들이 되었습니다. 혼자가 익숙하고 웃음도 없는 아이지만, 료타의 고향집에 방문하면서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답니다.
료타의 아버지역으로 나온 요코야마.. 젊은 시절 동네의사로 항상 환자 돌보기에 바빠 가정에 소홀했던 아버지.. 전형적인 우리네 아버지죠! 은퇴한 지금은 가족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이미지 때문에 이를 털어놓지 못합니다.
료타의 어머니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평생을 살아왔고, 잊지 못할 상처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남편의 외도, 아들의 죽음 등... 그래서인지 항상 상냥하지만 한 번씩 무섭고도 차가운 말들을 내뱉곤 하죠.
유카리와 료타 부부
잠깐 딴 이야기를 하자면, 위에 있는 료타 부부.. 이 영화까지해서 저 둘이 부부연기만 세번째였다네요^^;
암튼! 료타의 부모님은 아직도 아들 준페이의 죽음을 쉽게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처럼 의사가 되려고 했던 아들이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들이 본인 삶의 중심이기에,
그래서 이 집에는 아직도 준페이의 방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또 준페이가 구해준 그때의 그 소년도 매년 기일에 초대해요.
뻔히 불편해 보이는데도 내년에도 꼭 와야한다며 신신당부 합니다.
분명 준페이의 기일 때문에 모두가 모인 자리지만, 모두들 자기 마음속엔 다른 상처들이 있어
약간 분리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형식적인 만남이랄까... 요즘 현대 가족들의 모습인 것도 같아요.
하지만 서로 함께 하면서 마음속으로 이해하게 되고, 가까워지게 됩니다.
어머니는 가족들이 먹을 음식 등 여러가지 준비때문에 일찍부터 분주하면서도 시집간 딸에게 살림에 대해 가르켜주고,
유카리는 시어머니가 자신이 데려온 자식의 잠옷은 준비해두지 않았고, 자신에게 기모노를 주시면서도 애기는 안 낳는게 좋을 수 있겠다는 둥 마음에 상처주는 말을 해도 정작 시어머니의 행동들을 이해하고 옹호합니다.
료타의 아버지는 가부장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며느리와 자신의 의붓손자인 아츠시를 차갑게 대했지만, 정작 마지막 저녁식사에서는 유카리와 함께 수다를 떨고 손자인 아츠시와 무엇이든 함께 하려고 노력합니다.
료타 역시 열등감에 사로잡혀 집을 나간 후로 무뚝뚝한 아들이 되었지만, 이번 1박 2일을 통해 가족에 대한 마음이 변했다는 것을 영화속의 독백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꼭 피가 섞여야만 가족일까요?
그저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부터 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그런 추억을 만들어가는 집합 아닌가 싶어요.
물론 이 영화에서 1박 2일의 짧은 시간동안 각자의 해묵은 상처들이 해결되진 않습니다!
헤어진 후, 아들 내외의 생각과 부모님들의 생각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어요.
결국엔 이 모든것들이 다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답도 없고 끝도 없이 지속되는 ....
끝으로 아츠시 역으로 나온 타나카 쇼헤이 사진 한 장 투척하며 마칩니다!
영화에서 비록 대사는 별로 없었지만 너무 귀엽게 나왔어요ㅎㅎ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었을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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