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엄마랑 대화하는데 이 시가 떠올라서 찰칵
(이문재 시인의 시집 <지금 여기가 맨 앞>에 수록된 시, '어떤 경우')
이번 연휴 때 엄마가 강원도 이모 댁에 가신다고 서울에 잠깐 오셨다.
이모 댁에 가려면 서울로 와서 거기 가는 교통편을 타야 했으므로.
난 터미널로 마중 나갔고, 식사와 차를 마시며 잠깐 시간을 보냈다.
엄마는 차를 마시다 이런 이야길 하셨다.
- 며칠 전에 자려고 누웠는데 예전 진이 너 병원생활할 때 생각이 나더라.
= 네? 꿈이 아니라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요?
- 그래, 그 시간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보냈나 몰라 꿈같아.
특히 한겨울 눈발 날리던 때 수술하러 구급차 타고 병원 왔다 갔다 하고 그랬잖아.
= 그렇죠. 엄마 저 때문에 너무 고생 많았어요. 그때 엄마 아니었으면 저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오랜만에 그때 얘기하니까 이상하네요ㅎㅎ 근데 또 되게 신기하기도 해요.
저 4월에 너무 나태했었는데 반성하게 돼요. 어떻게 알고 엄마가 이런 말을 해주지 싶고^^;
그땐 얼른 다 나아서 건강하게 학교 졸업도 하고,
하루빨리 사회 나가서 열심히 하고 싶은 일들 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득했는데.
시간 좀 지났다고 그때의 뭔가 삶에 대한 간절함 들을 잊었던 것 같아요.
앉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
- 그럼~ 엄마가 딱 알고 말 잘했네!ㅎㅎ 항상 뭐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라
- 넹^_^
대충 이런 대화였는데, 짧지만 강력했다.
그때의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과거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잊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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