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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끄)적/생각조각

기억은 기억 속에서 재편집 된다

 

지나간 기억을 기억해내려고 하다 보면, 
기억 속에서 기억이 재편집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출장에 대한 다사다난한 기억들이 점점 심플해지고 있는 걸 보면...?


출장은 2주였지만, 사전 준비 기간은 몇 달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단계별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결국 2단계, 2.5단계 상황까지 가면서 취소니 연기니 말이 많았고,
최종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이미 준비할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서 빠듯했다.
추가로, 직전 주간이 추석 연휴라 챙겨야 할 많은 것들이 마비였고,
끝으로, 내부적인 일까지 더해져 이래저래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같다.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이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기에
잘 마무리하자는 생각 하나로 새벽부터 밤까지 담당자로서 최선을 다했다.
나도 그렇지만 하늘 같던 사람도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언택트의 시대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 소통'이라는 걸 몸소 느꼈다.

출장을 잘 마치고 복귀해서 결과 보고서까지 마무리 하고서야
정말 내가 할 일은 다했다는 생각과 함께 심신이 극도로 방전됐다.
그러다 잡힌 여러 회사들과의 마무리 랩업 회식,
이 시국에 회식이라니...라는 생각과 함께 정말 가기 싫은 자리였는데
그 회식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고 기대 못한 금일봉도 받게 되었다.
피하고 싶은 자리였는데 그날의 MVP가 되어 너무 머쓱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도 안 알아줘도 그냥 나 스스로 개인의 책임감과 성취감을 동력 삼아서
출장 내내 혼자서 멱살 잡고 해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그날 타인들로부터의 인정에 꽁꽁 얼었던 마음이 조금은 녹게 됐다.
당연히 모두가 고생하신 걸 잘 아는데.... 
암튼 우리 회사가 잘해서 받은 거라고 생각해서 다음 날 식사를 쐈다:)

 

 

엄마와 함께한 산책길 中

 

 
<기록의 쓸모> 저자이신, 유병욱 작가님이
"인생은 결국 어느 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이다"라고 하셨는데,  
출장을 생각하면 이 한 줄이 가장 강렬하게 떠오른다.
 

내가 기존에 알던 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마주하는 시간이자,
다양한 경우의 상황들로 마주하게 된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 시간.

기억은 기억 속에서 재편집된다.
우리가 맞이한 올해의 기억들이 심플하게 재편집되는 날도 올까?
모두 모두 남은 2020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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