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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끄)적/말 잘하기? 잘 말하기!

순간의 역사, 끝나지 않은 이야기 <퓰리처상 사진전>






작년 여름 지브리스튜디오 레이아웃전 이후로 그 근처에 얼씬도 안하다가 거의 반년만에 가게 된 예술의 전당 ^^

이번에는 국내 사진 전시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기도 한 퓰리처상사진전을 보기 위해 찾았습니다~ 

이런 큰 규모의 사진전은 올해 2월에 갔던 점핑 위드 러브 사진전 이후로 처음이니 거의 반년만이네요.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언론인이었던 J.퓰리처의 유언에 의해 제정되었습니다.

뉴스ㆍ보도사진 등 14개 부문, 문학ㆍ음악 7개 부문을 대상으로 그해 가장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을 추천받아 수여하는데 문학과 음악 부문은 꼭 미국 시민이어야 하며, 저널리즘 부문수상자는 꼭 미국인일 필요는 없으나 미국 신문사에서 활동해야 한다고 하네요.







전시장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인데, 전시가 9월 14일(내일)까지라서 아쉬울 따름이네요.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하니까 그 곳에 계신 분들은 보시길 바랍니다^^

원래 성인 12,000원인데 신한카드로 결제하면, 할인 받아서 10,000원에 볼 수 있어요. (동반 1인까지 혜택적용!)

전 친구가 신한카드가 있어서 할인 받았습니다ㅋㅋ 








티켓을 샀어도 대기번호에 따라 입장이 가능했던지라.. 

기다리는 김에 퓰리처상 옆에 있는 한국전쟁특별전 'The Forgotten war'를 먼저 관람했답니다.

한 외신 종군기자가 찍은 불과 몇 십년전의 우리나라 모습들인데

지금과는 너무 다른 모습과 전쟁의 잔혹함에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3살과 6살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도랑같은곳에서 

죽은 엄마의 시체 옆에서 목 놓아 우는 사진이예요.

나중에 미군들이 발견하고 보호소로 데려다주었다고 하는데, 

글쎄요.. 전쟁에서 살아 남았어도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겠죠. 너무 슬프더라고요...








암튼 한가람미술관 옆에는 위 사진과 같은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었답니다.

입장해서 연대별로 분류된 사진들을 하나하나씩 감상하고 둘러보는데 거의 2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보통 입장하는 순서대로 감상하게 되는데 제 뒤쪽에 계신 어떤 아주머니께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왔나봐요.

매 사진마다 아들한테 사진설명을 해주시는데 너무 방해가 되더라고요. 다들 조용히 감상하는데 계속해서 설명을 하셔서;

물론 자식을 위해서 그러시는 건 알지만, 다른사람들을 생각하신다면 매 사진마다 그렇게 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요. 

결국 안되겠다 싶어서 좀 떨어져서 감상했답니다 ㅜㅜ!!







퓰리처상 사진전을 감상하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저절로 푹푹 꺼지는 한숨이 나오는 사진들도 있었어요.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 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사명감과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감정과 행해야 할 행동.. 

그 사이에서의 고뇌를 가질 많은 기자들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래사진에서도 설명하겠지만 결국 많은 이들과 세상에 알렸지만 쏟아지는 비난.. 결국은 자살한 기자..... 


어떤 게 우선시되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 목숨까지 걸고 나서는 기자들이 대부분일텐데 그 누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싶거든요..  








위 사진 2장이 제가 구매한 엽서인데요.

엽서 종류가 많지 않아서 제가 소장하고 싶었던 사진들은 아쉽게도 못 샀지만, 

그래도 그중 마음에 드는 2장을 골랐답니다.

이 아래부터는 물론 너무 유명한 사진들도 있지만 그래도 몇몇 사진들 소개할게요. 












1. 굶주린 소녀와 독수리(1994)



너무 굶주려 보호소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서 쓰러진 아이. 그 뒤에는 아이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독수리.

이 사진을 찍은 직후 기자는 독수리를 쫓아냈지만 소녀를 안아줄 수 없는 미안함에 분명 괴로웠을 겁니다. 

(당시에 기자들은 각종 전염 가능성 때문에 현지사람들과의 접촉이 금지되었다고 해요) 


세상에 이 사진을 알렸지만 많은 이들에게 쏟아진 비난들, 자신의 괴로운 감정들.. 

결국 그는 자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서 기자의 이야기까지 읽고 나니 너무 울컥하더라고요. 









2. 베트콩 사형집행 (1969)


죄수를 끌고 가던 군인들 중 한 대령이 갑자기 총을 꺼내어 죄수를 향해 총을 발사합니다. 

사진만 보면 딱 거기까지였을텐데, 알고보니 총에 맞은 사람은 무고한 시민이 아닌

그 대령의 동료와 그 가족들까지 죽인 죄수였습니다.


반전의 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죠. 







3. 사자 심장을 가진 아이의 수술(2005)


집 앞에서 한 공을 발견하고는 형이랑 함께 가지고 놀던 이라크 소년. 

잠시 후 그 공은 폭발했고, 형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이 소년은 10번의 수술 끝에 양 팔과 한 쪽 눈을 잃었지만 생명은 건지게 되었습니다.


저 어린아이가 무슨 죄가 있나요.. 그 힘든 시간들 잘 견뎌준 아이가 대견스러울 뿐..







4. 마지막 경례 / 그와의 마지막 밤(2006)


착륙한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내려지는 군인의 관,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

이라크에서 전사해 돌아온 군인에 대한 예우..  그리고 그를 맞은 임신해있던 어린 아내.


그를 보내야하는 마지막 밤, 떠나기를 거부하고 같은 공간에 자리해 누운 아내. 

함께 들었던 음악들을 틀어놓고 마지막 밤을 보내는데 그 둘을 지키는 동료 군인. 

유명한 사진이라 전부터 알았지만 다시 보니 정말 슬펐어요.







5. 보스턴 마라톤 폭발(2014)


이 사진은 올해 수상작이기도 한 사진인데요. 보스톤 마라톤 테러 당시의 희생자랍니다. 

마라톤에 출전한 여자친구를 위해 결승선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주변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두 다리를 잃게 되었죠..


지금 그는 보스턴이 가진 힘의 상징이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한다고 해요. 

항상 그의 곁에는 여자친구가 함께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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