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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끄)적/말 잘하기? 잘 말하기!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17번 박예슬 전시회

 





지난 주말에 군산에서 고등학교 1학년인 조카가 서울에 놀러와서 함께 박예슬양 전시회를 다녀왔어요.

포스팅 안 하려다가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 올려요.

그리고 포스팅과 함께 <이적 -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을 함께 띄워봅니다.

가사가 너무 세월호이야기 같아서 들을 때마다 너무 슬프고 여러 감정들이 교차해요.  

제 개인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 중에 하나가

이 곡과 김윤아의 going home, 유희열의 엄마의 바다, 이보미양의 거위의 꿈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것이거든요.



 

 

 







서촌갤러리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동 40-2 (도로명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6길 5)

평일 오전 11시 - 오후 8시
주말 오전 11시 - 오후 6시

참고로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쭉 직진하시다가 파리바게트 있는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시면 바로 보여요.








2층에 있어서 올라가려고 좁은 출입구에 들어섰는데 예슬양과 예슬양 친구들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습니다.

마치 저에게 잘 왔다고, 와줘서 고맙다고, 만나서 반갑다고 해맑게 맞아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전시 보면서 들었던 생각 중 하나가 예슬양의 생각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작품구성과 배치에 참 많이 고심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붙어 있는 다녀간 분들의 메시지들인데 

전시회 보기도 전에 이미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하나하나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말들이 없었거든요. 



결국 전시 다 보고 나가는 길에서야 사진으로 담았답니다.

메시지 전할 수 있게 포스트잇이 놓여져 있었는데, 

차마 어떤 말을 남겨야 할지 몰라서 그냥 서명만 하고 나왔어요.

다음에 다시 가는 날엔 어떤 말이든 꼭 남기고 오려고요.








예슬양이 만들었던 자기소개 포트폴리오 같은데 이거 보는데 어찌나 짠하던지...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만으로도 이 친구가 얼마나 밝고 긍정적인 친구였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예슬양이 남자친구와 함께 입고 싶은 의상디자인을 실제로 만들어 전시한 곳 바닥에 

쇼트트랙 이정수 선수가 보낸 작은 화분이 놓여있는 것을 보고 내심 조금은 의아해했는데,

다다음순서 작품인 이 포트폴리오에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답변으로 이정수 선수를 적었었더라고요

여기서 한 번 더 마음이 뜨거워졌어요.










의상 뒤에 있는 액자 속 그림이 예슬양의 디자인입니다.



전시회 보면서 예슬양의 피우지 못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애쓰신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참고로 하이힐 구두에는 예슬양의 싸인까지 새겨져 있었는데 정말 뭉클했어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을 행동하는 게 진짜 힘이라는 걸 

가슴 깊이 깨닫게 해주신 멋진 어른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바로 위 사진이 예슬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오른쪽 위에 적힌 날짜를 보고 팔에 소름이 돋았어요.  2014년 4월 14일 박예슬ㅋ

15일에 수학여행을 떠났고, 16일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것이니 수학여행 가기 전날에 완성한 그림인데..

이 그림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들을 수가 없게 됐네요.






그리고 전시회 바닥에 놓여 있는 여러 메시지와 먹을거리, 인형, 꽃 중에 

마음이 울컥했던 하나를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추운 곳에서 찹쌀이 소화가 잘된데!!
이거 먹고 힘내
나는 다시 연습하고 집으로 내려간다
다시 올 수 있겠지?

기다려~ 

- 어쩌면 대학에서 만났을 친구가 -







전시회 다 보고 나갈때 뒤돌아서 찍어본 내부모습입니다.

뉴스타파에서 만든 예슬양 다큐가 스크린에서 계속 재생되고 있었고,

제가 사진에 다 담지 못한 여러 작품들이 작지만 그 깊고 무한한 공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전시가 시작된 지 좀 지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주말이었는데도 한산하더라고요. 

제가 나갈때서야 위 사진 속 가족분들이 오셨어요.

사진을 찍고 뒤돌아 나오려는데 여자아이가 저 언니가 그린거야? 언니 몇 살이야? 라고 

아빠한테 묻는 소리가 귀로는 들리고 제 시야에는 아래 사진 속 광경이 보였어요ㅜㅜ







전시회 나가는 문이었는데 아마 그 문에는 박예슬양 전시회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던 모양이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예슬양의 얼굴만 제외하고 다 포스트잇을 붙인 거예요.

짧지만 그렇게 눈과 귀를 통해 맞딱드린 상황에서 느꼈던 오묘한 감정들은.. 

제 어휘력이 부족해 차마 설명할 수가 없네요 죄송해요ㅜㅜ








암튼 그렇게 잊지 않을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예슬양을 비롯해 저마다 소중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을 아이들과 

우리와 언제 어떤 관계로 인연을 맺었을지 모르는 수많은 분들께 너무 미안하고 죄송했어요.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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