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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The하기/독서꽝의 외침

[책] 더글라스 케네디 - 빅 픽처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8월의 마지막을 함께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빅 픽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이렇게나 책이 닳고 닳았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 손을 많이 탔다는 의미겠죠?

이미 영화로도 나왔던데 전 영화는 보지 않으려고요. 잔인한 몇몇 장면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진 않아요ㅜㅜ

암튼 거의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의 책이지만 긴장감,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라서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읽게 돼요.

그리고 제 머리속에 그리고 눈앞에 그 광경들이 선명하게 그려질 정도로 묘사도 너무 훌륭했다고 생각해요ㅎㅎ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 뒷표지에 나와있는 줄거리 부분인데... 왜 그렇게 친절한 스포를 적어두신거죠ㅠ_ㅠ

덕분에 중반 정도까지는 '대체 사건은 언제 터지는거야'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답니다ㅜㅜ

 

 



 


 

아름다운 아내,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월가의 변호사 벤.

사진가로 살고 싶었으나 그 꿈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현실은 변호사로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 그의 취미는 지하 암실에 비싼 카메라 장비들을 사들여 모아두는 것인데

그렇게라도 해서 마음 속에 있는 사진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인지도 모르죠..

책을 읽으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왜 이렇게 벤에게 연민이 느껴지는지...

우발적이었지만 어쨌든 분명 범죄를 저질렀고 마땅히 처벌받아야하는 사람인데 가족도, 직업도, 경력까지

모든 걸 포기하면서도 어떻게든 사진가로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었던건지도 몰라요. 

 

 

 


 

 

 

그림자를 붙잡느라 실체를 잃지 않도록 조심하라.  - 이솝

 

책 제일 첫 페이지에 위 글귀가 나와요.
책을 다 읽고서 생각해볼 때 실체는 가족, 진정한 나의 꿈, 가치관 등을 생각할 수 있겠고
그림자는 아무래도 실체를 항상 뒤따라붙는 현실적인 것들이 되겠죠?
주인공 벤만 떠올려봐도 그림자를 붙잡느라 실체를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요ㅎㅎ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경력, 집, 가족, 빚.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발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안전을,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제공하니까.
선택은 좁아지지만 안정을 준다.
누구나 가정이 지워주는 짐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짐을 떠안는다.

 

 

책의 앞표지에 있는 말이기도 한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마음속 한 구석에선 비상, 탈출을 갈망하지만 가족이라는 존재를 떠올리며
결국은 과감히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냥 마음 속에만 간직한 채.
내 결정으로 인해 그들이 힘들거나 외롭거나 날 염려해하는 수고를 하지 않았으면 해서 결국은 실행으로 옮기지 못해요.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이고 내가 살아가는 발판이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나로 인한 수고스러움을 전가하고 싶지 않은거죠.

 

 

 

 

'물질적 안정'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뿐이라는 걸.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놓은 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인생의 문은 닫힌다. 언젠가는 그 모든 걸 두고 홀연히 떠나야 한다.

 

 

<'물질적 안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지금은 좀 참고 견디자,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야,
   나중에 돈을 어느 정도 모으면 그때부터 날 위해서 살면 되는거야...>


이런 생각들은 가짜이며 자기최면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모두 한낱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뿐이라고...
초록색으로 표시한 본문 내용을 보면서 행복이나 자아실현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견디며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즐기며 살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질적 안정이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 돼서는 안되는데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여요.
언젠가 모든 걸 다 두고 떠나야 하는건데 말이죠. 그것만 추구하다가는 주변에 놓치고 가는 것들이 참 많은데 말이죠.
그림자를 붙잡느라 실체를 잃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제일 첫 글귀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대목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는 태어났지만, 다시 태어나야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