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영화 포스터를 보고는 그저 유쾌한 영화이겠거니 생각해서 보기로 결정했어요.
영화 초반부를 보면서는 상당히 괴짜같은 영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점점 가족들의 변화되는 행동과 말 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고, 참 사랑스러운 영화구나라고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가족들이 모여서 같이 보면 좋을 영화에요.
- 가족들을 아끼지만, 마약복용으로 인해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 자신의 성공9단계이론을 팔려고 노력하지만 사람을 승리자와 패배자로 구분짓는 대학강사인 아빠
- 2주째 닭요리만 내놓는 엄마
- 공군사관학교에 들어가서 조종사가 될 때까지 말을 안하기로 맹세를 해 9개월째 글로 의사전달하는 오빠
- 전미 최고의 프루스트 박사이지만, 자살을 시도한 게이 삼촌
- 그리고 7살 막내 올리브.
올리브를 제외하곤 모두가 제각각, 개성이 강한 가족구성원들이에요...
삼촌 프랭크가 자살기도를 한 이후 병원에서 퇴원할 때 친누나인 쉐릴이 자기네집으로 데리고 오면서부터
프랭크와 후버가족의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요. 프랭크를 통해 가족들의 여러 특징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답니다.
첫 저녁식사 자리에서부터 개성강한 가족들은 충돌하고 마는데요.
할아버지는 닭요리만 나온다며 화를 내고, 아빠 리처드는 사업에 관한 전화로 정신이 없고,
오빠 드웨인은 묵묵부답으로 음식만 먹고 있고, 제일 이성적인 삼촌 프랭크는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고..
그러다가 이 구성원들은 막내 올리브의 어린이미인대회출전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 나온 올리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서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제가 마이시스터즈키퍼에서 봤더군요ㅎㅎ
그때도 연기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도 정말 캐스팅 잘했다고 생각해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
위 사진은 미인대회 출전자격이 주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신나하는 표정이고,
마지막 모습은 미인대회 떠나는 차안에서 음악들으며 연습하는 사진인데, 정말 너무 귀여웠어요!!!
암튼 대회가 열리는 곳이 다른 주에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아빠 리처드의 사업투자 때문에 돈을 아끼기 위해 온 가족이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됩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출발하려면 모두가 뒤에서 밀어서 출발을 해야만 갈 수가 있게 되는데요.
그래서 포스터처럼 모두 차를 밀어서 앞으로 가게 한 다음에 한 명씩 달려가서 차를 타야하는 상황이 됩니다ㅎ
그렇게 제각각인 가족들이 올리브의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출전을 계기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변화하는데요.
먼저 할아버지는 차 안에서 (다행히 올리브는 헤드폰을 낀 상태였지만) 미성년자인 15살 드웨인에게
지금 여자를 많이 만나서 관계를 많이 가져야한다고 재차 강조하세요ㅋㅋ
며느리와 사돈처남이 있는 앞에서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도 하는 마약과 여자를 좋아하는 분이세요.
정말 철부지 같은 어른이신 것 같은데도 한 번씩 하는 말들이 연륜은 못 속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차를 운전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 리처드가 사업에서 실패한 전화를 받은 후 침울해하자 다가가서,
결과야 어떻든 네 힘으로 노력했다는 게 중요해
노력조차 안하는 사람들도 허다하니까, 날 포함해서.
넌 도전했고, 도전에는 용기가 필요해
난 네가 자랑스럽다
라며 용기를 북돋아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회에 나가는 올리브 역시 할아버지의 코칭속에 대회를 준비하게 되고,
전날 같이 방에서 자기 전에 올리브와 나눈 대화가 참 인상깊었는데요.
올리브: 내일 대회 때문에 겁나요
할아버지: 지금 농담하니? 모두를 놀라게 할거야 다들 놀라 자빠질걸
올리브: 저 예뻐요?
할아버지: 그럼~
올리브: 말만 그러시는 거잖아요
할아버지: 아니야. 네 총명함이나 성격 때문이 아니라 예뻐서 널 사랑한단다 내면과 외면 모두 다
올리브: 전 패배자가 되기 싫어요
할아버지: 그럴리 없잖아 왜 그런 생각을 해?
올리브: 아빤 패배자를 싫어하시니까요
할아버지: 잠깐, 패배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진짜 패배자는 질까 무서워서 시도도 안하는 사람이란다
넌 노력하잖아, 안 그래? 그럼 패배자가 아니야. 내일 신날거야 알았지?
아직 7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가 패배자를 운운한다는 게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게 다 올리브의 아빠 리처드 때문에 이렇게 된 거에요ㅜㅜ 사람을 승리자와 패배자로 구분짓는 아빠 때문에...
올리브의 출전소식이 결정되었을 때 삼촌 프랭크는 행운을 빈다고 잘 해보라고 격려했지만,
아빠 리처드는 "운하고는 상관없어. 운이란 승리하고 싶어하는 패배자들을 의미하는 거니까" 라고 말하기도 하고,
가족들이 점심먹으러 식당에 갔을 때도 올리브가 제일 늦게까지도 메뉴를 선택하지 못해 종업원한테 미안하다고하자,
리처드는 또 "사과는 약자나 하는거야" 라며 나무라기도 했거든요.
이렇게 무의식 중에 했던 말들이 올리브에겐 마음 속에 와닿았던 것이겠지요.
그렇게 밤이 지나 아침이 되었는데, 올리브가 엄마아빠 방에 와서 말합니다. 할아버지가 안 깨어나신다고...
할아버지는 자기전에 마약을 들이키고 잠을 잤는데, 약 때문에 자는 도중에 숨을 거두고 맙니다.
다른 주로 이미 넘어온 상황이라 병원에서는 장례절차가 준비되고 시신을 처리한 후에 나가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오늘은 올리브의 대회 당일이었거든요. 모두들 슬픈 마음에 병원에 앉아있는데 드웨인이 올리브에게 글로 적어 말합니다.
"가서 엄마를 안아드려" 무뚝뚝한 사춘기 소년이라 표현은 서툴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 엄마가, 가족이 있었겠지요.
올리브의 대회 출전을 포기하려고 했던 가족들은 아빠 리처드의 결단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는데요.
리처드는 올리브의 대회 출전은 그 누구보다 아버지가 원하실 거라면서, 시신을 차에 실어서 출발하게 됩니다.
차 안에서 올리브는 드웨인에게 색맹 테스트를 해준다며 해주는데, 드웨인이 색맹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됩니다.
삼촌 프랭크는 말하죠. "색맹은 비행기 조종 못해. 공군사관학교에 못 가"... 드웨인은 밖으로 나가 소리지르며 슬퍼합니다.
9개월동안 참았던 그 억눌린 것들을 모두 터뜨리고, 가족들에게 날 여기에 두고 그냥 가라고 하는데요.
결국 시간이 좀 흐르고 올리브가 오빠 드웨인에게 가서 위로를 하며 다시 마음을 붙잡고 출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뜻하지 않았던 일들로 지체되었기에 참가장에 5분 늦게 도착하고 말았는데요.
워낙 칼같은 대회여서 참가등록이 끝났다고, 돌아가라고 단호하게 말하는데 아빠 리처드가 거기서 무릎을 꿇고 맙니다.
그 자존심 센 아빠가 무릎을 꿇고 관계자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제발 등록만 하게 해달라고 말을 해요.
결국 참가등록을 할 수 있게 되고 올리브는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요.
근데 아래 사진만 봐도 아시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아이들이 아닌 것처럼 모두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등장해요ㅎ
이 대회는 아이들 장난이 아닌, 상업성이 짙은 대회로 변질 되었다는 사실을 모른체 참가한 거거든요ㅜㅜ
객석에서 구경하던 아빠와 삼촌, 오빠는 올리브가 입을 상처 때문에 2부 무대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려고,
백스테이지로 찾아가 엄마에게 말을 해보지만... 올리브는 걱정하지 말라며 출전을 감행하는데요!
올리브는 이 춤을 가르쳐준 할아버지께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시작으로 공연을 선보이는데, 정말 귀여워요ㅎㅎ
할아버지의 평소 스타일이 잘 녹아든 공연이라, 아이가 추기 민망한 춤들인데도 올리브는 잘 소화한답니다ㅋㅋ
다른 관중들은 다 질색하며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결국 올리브를 막으려고 어른들이 투입되지만..
가족들이 다같이 무대로 뛰어 올라가 올리브의 춤을 따라하며 그렇게 즐겁게 논답니다^^ 그 장면도 참 훈훈해요~
자동차 고장으로 사람 힘으로 밀어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힘을 합쳐서 밀면서 차에 타는데요.
할아버지의 죽음도 가족들이 변화하게 된 큰 원인 중 하나지만, 자동차를 밀었던 행위 역시 큰 의미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이 그렇게 서로 힘을 합쳐서 밀고 끌고를 해줬기에 '가족'이라는 자동차 역시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물론 작게 보면 한 가족에 해당되지만, 크게 보면 사회전체까지도 확대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가 돕고 도우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짜 건강한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서요!
미인대회장에 도착해서 올리브가 준비를 할 동안,
삼촌 프랭크와 드웨인이 밖에서 바다를 보며 나누는 대화가 있는데.. 많이 기억에 남아서 담아봅니다!
드웨인: 가끔 18살될 때까지 잠만 잤으면 할 때가 있어요
고등학교고 뭐고 그런 거 다 지날 때까지요
프랭크: 프루스트를 아니?
드웨인: 삼촌이 가르치는 사람이잖아요
프랭크: 그래, 프랑스 작가란다. 완벽한 패배자지. 진짜 직업을 가져본 적 없고 짝사랑만 하고 동성애자였어.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20년에 걸쳐 썼고.. 하지만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작가일거야
어쨌든 말년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며 힘겨웠던 시절들이 삶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라고 했단다
그게 자신을 만들었으니까.. 행복했던 시절에는 아무것도 배운게 없었대
그러니까 18살 때까지 잠만 잔다면 얼마나 소중한 경험들을 놓치게 될지 생각해봐
고등학교? 삶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때란다 그보다 고통스러운 때는 없을 거야
드웨인: 삼촌 그거 알아요? 빌어먹을 미인대회!
인생 자체가 저 빌어먹을 미인대회 같은 거니까요.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에서의 경쟁까지!
망할 공군사관학교에도 갈 필요 없어요. 비행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도 있으니까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 돼!
프랭크: 다시 말하게 돼 기쁘다, 드웨인. 너 보기보다 멍청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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