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인 파리에 대한 내멋대로 영화평은 아마 제가 가장 공들여 쓰는 글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영화의 모든 면이 너무 좋았습니다ㅎㅎㅎ 제 눈과 귀, 그리고 마음까지도 사로잡은 영화에요.
전 사실 아시아권 나라들만 다녀와 본 사람이라 그런지 유럽에 대한 동경이나 로망이 딱히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는 정말 죽기전에 파리는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답니다!!!(여행뽐뿌ㅠㅠ)
영화 시작하고 3분가량 파리의 여러장소와 시간에 따른 다양한 모습들이 나오는데요.
재즈풍의 음악과 함께 맑을 때, 비올때, 밝을 때, 어두울 때 등등 나오는데 사진만 봐도 마음을 빼앗기게 되네요.
bgm이 너무 좋아서 멜론으로 찾아 들으려고 검색했더니, 저작권 승인이 안 나서 미리듣기 밖에 안 되더라구요ㅠㅠ
어쨌든 영화속 아름다운 파리, 영화 인트로 신 영상과 함께 감상해보시죠~~
영화를 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이미 그 곳에 가있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해요.
그리고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 길은 빗속의 파리를 걷고 싶어하는 사람인데,
저 역시 영화를 보면서 다른 여행지면 몰라도 파리라면 비와도 좋겠구나,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ㅋㅋ
야경도 너무 멋지네요ㅠㅠ 제 영혼만은 이미 파리에 다녀온 느낌인 것 같아요^^;
암튼 이 영화를 보면서 파리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매력도 있었지만,
예술의 황금기라고 볼 수 있는 1920년대 인물들이 등장해 더 관심있게 보기도 했답니다.
물론 대단한 배우들의 조합이기에 더 영광스럽게 봤고요ㅎㅎㅎ
잘 나가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이지만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남자주인공 길(오웬 일슨)과
그의 약혼녀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는 결혼을 앞두고 이네즈의 부모님과 파리에 와서 여행을 하게되는데요.
우연히 이네즈의 친구커플을 만나게 되고 넷은 커플데이트를 하며 파리에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길은 자유와 낭만을 추구하는 감성적인 사람이지만, 약혼녀 이네즈는 그와 반대로 현실주의자인데요.
이네즈가 길은 몽상가라면서, 현재를 잊고 과거처럼 사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자
이네즈의 친구 폴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는 '부정'이야.
고통스런 현재의 부정.
그 오류의 이름이 바로 '황금시대 사고'야
다른 시대가 현재보다 나을거라는 생각은
현실에 적응 못하고 로맨틱한 상상이나 하는 사람들의 허점이지
결국 그 날밤 친구커플과 함께 이네즈는 파리의 화려함을 찾아 떠나고, 길은 홀로 호텔로 걸어가게 됩니다.
호텔을 가는 도중 길을 잃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갑자기 미드나잇(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그의 눈앞에 1920년대식 푸조 한 대가 멈춰서는데요.
그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길에게 어서 타라고 말을 합니다.
길은 이 차를 수집하는 사람을 안다며, 놀라워하더니 그 차안에 타게 되는데요.
그렇게 해서 길이 도착한 곳은 바로 1920년대 파리입니다.
길이 도착한 파티장에서는 'Let's Do It'을 연주하고 있는 콜 포터가 나오는데요. 직접 들으면서 이 글 읽어보세요ㅎㅎ
암튼 길은 옛날 악보에서 많이 본 사람이 연주하고 있다며 저 곡을 연주하는 사람 이름이 혹시 무엇이냐고 물어보죠ㅎ
그리곤 자신을 데려온 사람들과 통성명을 하는데요. 길은 혼란스럽기만 하죠ㅎㅎㅎ
바로 자신을 데려온 부부가 바로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캇 피츠제럴드와 그의 아내 젤다 피츠제럴드라니...
그런데 젤다가 재미없다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죠. 그래서 피츠제럴드 부부와 길은 다른 곳으로 또 떠납니다.
길이 그 다음에 만난 사람은 바로!!! 헤밍웨이였는데요.
이렇게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는 책으로나 접했을 법한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피카소, 달리, 고갱 등등
여러 인물들이 나와서 더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살아보지 못한 시대이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고전과 미술품을 남긴 예술가들이니
그 시대의 그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에 더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 인물들의 사진을 보았는데, 대부분 다 비슷하게 연출을 했더라고요. 특히 살바도르 달리^^
암튼 위 사진이 영화 속 헤밍웨이인데요. 정말 단호박스러운 남자로 나오더군요ㅎㅎㅎ
그리고 헤밍웨이가 한 대사들은 정말 모두 명대사가 아닐까 싶어요.
길이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에 대해 '노스텔지어 샵에서 일하는 남자이야기'라고 말하며
소재가 영 아닌가요? 라고 묻자,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영 아닌 소재는 없소 내용만 진실되다면
또 문장이 간결하고 꾸밈없다면
그리고 역경 속에서도 용기와 품위를 잃지 않는다면
길이 자신의 소설을 읽어봐줄 수 있겠느냐 묻자, 헤밍웨이는 단호하게 싫다고 말합니다.
왜 싫은 지를 묻자, "못 썼으면 못 써서 싫고, 잘 썼으면 부러워서 더 싫겠지"라고 말해요. 역시 단호박ㅋ
암튼 헤밍웨이는 길의 소설을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대신 읽어보게 하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거트루드 스타인은 모르는 인물이었는데, 검색해보니 여류작가더군요.
그 날밤의 일이 믿기지 않은 길, 다음 날 이네즈와 함께 전날 밤에 푸조를 탔던 그 장소로 원고를 챙겨가서 기다립니다.
그러나 푸조는 나타나지 않고, 이네즈는 기다리다 지쳐 먼저 호텔로 돌아간다며 떠나는데요!
그때 마침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며 푸조가 나타납니다^^
그 푸조 안에는 헤밍웨이가 타 있었고, 길이 두려움이 있다고 말하자 헤밍웨이는 이런 말을 합니다.
죽음이 두려우면 좋은 글은 쓸 수 없소
길은 사랑하는 여자(이네즈)와 있을 때도 두려움이 있다고 하자, 헤밍웨이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죽음마저 잊게 만든다네
두렵다는 건 사랑하지 않거나 제대로 사랑하지 않아서지
코뿔소사냥꾼이나 최고의 투우사 벨몬테처럼 용감하고 진실한 사람이
죽음과 맞설수 있는건 열정적인 사랑으로 죽음을 마음속에서 몰아내기 때문이요
물론 두려움은 언젠간 돌아오지
그럼 또 뜨거운 사랑을 해야 하고..
낮에는 약혼녀 이네즈와 함께 결혼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러 다니지만,
길은 이미 1920년대 파리에 빠져 있는 상태여서 그런지 현실적인 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데요.
비오는 파리를 직접 비를 맞으며 걷고 싶은데, 이네즈는 무슨 비를 맞냐며 한사코 뿌리치고 가기도 하고..
아직 살 곳도 확실히 정하지 않았는데 값비싼 가구들을 알아보는 등 길과는 점차 삐걱거리게 됩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한 골동품을 파는 곳에 들르게 되는데요.
길의 소설속 소재이기도 한 노스텔지어 샵이기도 하죠ㅎ
그 샵에는 LP판으로 콜 포터의 노래가 흐르고 있었어요. 시간여행에서 만나기도 했던 콜 포터!
길은 가만히 서서 노래를 감상하다가 재촉하는 이네즈를 따라 할 수 없이 일정에 따라 가곤 합니다.
노스텔지어 샵에서 일하는 위 사진 속의 여자는 가브리엘역의 레아 세이두 인데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다 합쳐야 5분도 안 나오는데, 전 이 영화를 보고 레아 세이두가 너무 인상적이었다죠^^
일단 그 이야기는 차차 할게요~~
다시 1920년대 파리로 돌아와서, 헤밍웨이와 길은 거트루드 스타인과 피카소의 집에 오게 되었는데요.
길의 원고를 스타인에게 전하고, 그들은 피카소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헤밍웨이, 스타인, 피카소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길은 그 집에 있는 피카소의 젊은 여인 아드리아나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아드리아나는 길의 소설 첫 문단이 너무 좋다며 마음에 들어 했고, 둘은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데요.
아드리아나역은 마리옹 꼬띠아르가 했는데요. 역시 세계 미모순위 1위답게 정말 매혹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프랑스 국민여배우답게 꼬띠아르가 이 영화에 안 나왔다면 그 자체가 말이 안 됐을 것 같네요^^
암튼 영화 속에서 길은 아드리아나에게 점차 마음이 가고, 아드리아나 역시 길에게 마음이 가죠.
하지만 길이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안 아드리아나는 잘 되길 바란다면서 자리를 뜨는데요.
그때 바로 살바도르 달리역을 맡은 애드리언 브로디가 나타납니다.
달리는 뜬금없이 길에게 "코뿔소 모양 좋아하오? 난 코뿔소를 그릴거요"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데요.
제가 2월초에 필립 할스만의 사진으로 꾸며진 '점핑위드러브' 사진전을 다녀왔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달리를 찍은사진들이 많이 있었는데, 기념엽서까지 사온 사진이기도 한데 암튼 이 사진이 생각이 나더군요ㅋㅋ
영화 속에서 달리는 계속 코뿔소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하는데요.
길은 떠난 아드리아나를 두고 멘붕상태에 빠져서 그들에게 다른시간대에서 왔다고 고백을 합니다.
하지만 초현실주의자인 달리와 그의 친구들은 이상할 것 없다며 두 세계에 사는 것은 정확한 것이라고 하죠ㅋㅋ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이네즈와 그녀의 부모님은 파리를 떠나게 되는데 길은 그곳에 남겠다고 합니다.
매일 밤 떠나는 1920년대로의 여행 때문이죠.
혼자 파리를 걷는 일이 빈번해지고, 저번에 갔던 노스텔지어 샵에 방문해 콜 포터의 음반도 사고
아드리아나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책도 사게 됩니다.
그 책을 가이드에게 번역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자신의 이야기가 나와요.
아드리아나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길은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날밤 1920년대로 떠납니다^^
길은 아드리아나와 좋은 시간을 보내며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마차가 그들 앞에 서서 얼른 타라고 손짓하죠.
길과 아드리아나가 도착한 곳은 바로 1890년대의 파리였습니다^^;
2000년대에 살고 있는 길이 1920년대의 파리를 동경하듯, 아드리아나는 1890년대의 파리를 동경하거든요.
그 속에서 고갱과 드가 등 또 그때의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아드리아나가 이런 황금시대에 와서 좋다고 말하니, 고갱과 드가는 지금보단 르네상스 시대가 황금시대라고 말합니다.
결국 모두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 보다는 그 이전의 시대를 동경하며 살고 있는 것이죠.
길은 이만 돌아가자고 하지만, 아드리아나는 평소 자신이 동경한 시대에 왔기 때문에 돌아가기 싫어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1920년대는 현재이고, 지루하다고.. 과거속의 이 시대에 머물고 싶다고 하며 길과는 작별하는데요.
정리해보면,
길은 1920년대가 황금시대라고 말하지만,
1920년대에 살고 있는 아드리아나는 지금보단 1890년대 고갱, 드가가 있는 시절이 황금시대라고 해요.
그런데 또 그 시대의 고갱과 드가는 르네상스시대가 황금시대라고 말하죠.
결국 길은 깨닫습니다. 여기 1890년대에 머물면 또 여기가 현재가 되고,
그럼 또 다른 그 이전의 시대를 동경하게 된다는 것을.. 상상속의 황금시대를요.
"현재란 그런거에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런거니까"
저 역시 길처럼 과거시대를 동경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재도 훗날 다른 세대에서는 동경하게 될 시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물론 과거를 떨쳐버릴 순 없겠지만, 그래도 사는 것은 지금의 이 현재니까 현재에 충실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암튼 그렇게 길의 매일 밤의 여행은 끝이 나고, 길은 혼자 파리의 밤거리를 걷게 되는데요.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어김없이 울리고, 노스텔지어 샵의 그 종업원과 우연히 마주치게 되죠^^
서로 대화를 주고 받다가 길은 집에 바래다 줄지, 아니면 커피라도 한 잔 할지 그녀에게 묻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자, 길은 안되겠다고 비가 온다고 말하죠.
그러자 가브리엘은 괜찮다고 난 젖어도 상관없다고 말을 하는데요ㅋㅋ 이미 길은 뿅 갔고요.
가브리엘은 또 곧바로 이렇게 말합니다.
"사실 파리는 비올 때 가장 아름다워요"
Actually, Paris is the most beautiful in the rain.
이렇게 길과 가브리엘이 비를 맞고 걸어가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가 끝이 나는데요.
가브리엘 역으로 나온 레아 세이두가 프랑스 여배우인데 프랑스 억양으로 들으니 완전 녹아요 저 대사ㅎㅎ
암튼 이 영화를 보고 전 레아 세이두의 팬이 되었답니다^^;
이번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저의 영화감상문이라기 보단 거의 찬양글에 가까웠네요...
두번보고 작성하는 것인데도 또 보면 또 새로울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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