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톱을 뽑아서 지금 엄지발가락을 붕대로 칭칭 감은 상태라,
저는 연휴고 뭐고 그냥 연휴가 끝날 때까지 집콕 상태로 영화나 보며 책이나 읽으며 지낼 예정인데요.
그 첫 영화로 시스터를 다시 찾아보고선 이렇게 포스팅을 합니당.
참고로 아픔마저 상쇄시키는 레아효과를 경험했어요. 레아를 보니 아프지 않아요... 정...정말...
레아 세이두의 팬이 되어버렸을 때, 레아가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다가 만나게 된 영화 시스터!
예전에 제가 처음 보고 나서 남겼던 말을 찾아보니 이렇더군요.
"이런 먹먹함은 난생 처음. 레아세이두 때문에 보게 된 영화 시스터, 덕분에 천재 아역도 만날 수 있었던.."
직접 영화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천재 아역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물론 레아와 케이시가 주연이지만, 케이시가 홀로 영화를 끌어 나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 시스터는 이 여성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데, 그녀의 첫 작품에 케이시 모텟 클레인이 조연으로 출연했었는데
그때 너무 인상깊어서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들었고, 시스터란 영화가 케이시를 위해 만든 영화라고 하더군요.
참고로 영화 시스터는 당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에 전주 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럼 이제 영화 속 이야기를 해보자면,
12살 시몽은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에서 관광객들의 스키장비와 가방들을 훔치며 살아갑니다.
리조트 밑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사는데, 매일 훔친 장비들을 썰매로 끌어 집으로 향해요.
동네 꼬마아이들이나 직거래 등을 통해 스키용품과 장비를 팔아서 생활비로 사용하니 학교는 꿈도 못 꾸죠.
값비싼 시즌권도 있고 매일 스키장에 가지만, 스키는 단 한번도 타 본 적이 없는 시몽.
누나 루이와 함께 사는데 누나는 시몽에게 용돈을 타서 놀러 다니기에 바빠요.
외출도 외박도 잦은 철부지 누나 역으로 나온 레아를 보며 나쁘다, 참 못났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었는데 레아가 연기를 잘 했단 뜻이겠죠?ㅎㅎㅎ
시몽은 누나 루이가 집을 나가면 항상 혼자 있고, 눈을 뜨면 혼자 스키장으로 향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고,
항상 이런 일상의 반복이에요. 그러면서도 누나에게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오히려 더 어른스럽게 행동해요.
그러다 며칠 지나고 다시 시몽앞에 나타난 누나 루이.
목걸이 하나를 선물합니다. 시몽은 왜 이제 왔냐는 말보단 "직접 해줘"라며 등을 내보여요.
누나 루이가 시몽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장면들이 있는데
전 그 장면들을 좋아해요. 이 장면도 그 중 하나랍니다.
어김없이 스키장에 출근도장을 찍은 시몽.
그러나 아이 둘을 데리고 온 한 여성을 보고 가깝게 다가갑니다.
물론 자신의 이름부터 상황까지 거짓말로 포장하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시몽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밝은데, 이럴 때면 '그래 시몽도 아직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어린아이잖아' 같은
생각이 들면서 마음 한 구석이 퍽퍽해지곤 했어요. 그 여자에게서 느낀 감정들로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싶었겠죠ㅠㅠ
누나 루이는 역시나 남자친구와 놀기에 바빠요.
집까지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아침에 시몽과도 일면식을 하게 됩니다.
시몽이 BMW를 타 본적이 없다고 하자, 남자친구가 셋이서 드라이브를 하자고 해서 밖으로 나가요.
누나와 지금 남자친구의 사이가 이전 남자친구들과는 달리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시몽은 질투 아닌 질투로 인해 비밀을 발설하고 맙니다.
레아의 옆선에 취할 무렵, 시몽이 무심코 뱉은 말에 깜짝 놀랐다지요.
암튼 그렇게 그 둘은 남자친구의 차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시몽만 보게 되었다면, 이때부턴 누나 루이를 유심히 지켜보게 된답니다.
그날 밤, 시몽은 누나에게 같이 자도 돼? 라고 묻지만
루이는 싫다고 말하죠. 그러자 시몽은 150프랑 주면? 180프랑도 있어 등등 자신이 가진 돈을 다 주겠다고 해요.
이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어린애인데, 그동안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었구나...
이런 저런 생각들이 겹치기도 했고 시몽이 덤덤하게 내뱉는 대사들 덕분에 더 마음이 아팠답니다.
결국 명대사, "돈은 다 가져도 돼.. 난 없어도 돼.. 누나의 동생이면 돼.."
누나가 떠날까봐, 자신 때문에 더 힘들어질까봐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눈물없인 못 보겠더라고요.
어쨌든 그렇게 해서 시몽은 루이와 함께 잠을 잘 수 있었지만, 루이는 시몽이 준 돈을 가지고 새벽에 나가요.
그래서 실컷 흥청망청 마시고 놀다가 다음 날 동네 꼬마아이들에 의해 발견이 됩니다.
시몽은 고주망태가 된 누나를 동네 아이들과 함께 들어 집으로 데리고 오는데요.
하지만 정신이 깬 누나 루이는 이제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리조트에 있는 콘도 청소일을 시작합니다.
시몽은 누나를 따라다니며 같이 일을 도우게 되는데요.
아직 떠나지 않은 투숙객이 자신의 아이를 루이에게 부탁하고 짐 정리를 하는데요.
루이가 웃으며 아이와 놀고,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장면이 있는데
시몽이 옆에서 지켜보며 모습, 그리고 지켜보며 대사를 해요.
물론 굳이 대사를 하지 않고 지켜만 봤더라도 관객들은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을테지요ㅠㅠㅠㅠ
암튼 그렇게 같이 있다가 드디어 투숙객과 마주치게 되는데요.
알고보니 시몽이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했던 그 영국인 여성입니다.
시몽은 그 여자에게 미안하다고, 자신의 이름은 시몽이며 누나를 도와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된 누나 루이.
마지막에 그 여성이 자신의 시계가 없어졌다며 시계를 못 봤냐고 하는데요.
시몽은 자기는 못 봤다고 안 가져갔다고 하지만, 루이가 뒤져보니 시계가 나왔어요.
그 여성과 루이에게 또 한 번 실망을 안겨준 시몽.
그날 루이와 시몽은 집으로 가는 길에 서로 논바닥을 뒹굴며 싸우고,
루이는 시몽이 선물해 준 옷이며 이런저런 것들을 다 벗어 던지기도 합니다.
물론 시몽이 거짓말하고 훔친 것은 잘못이지만, 시몽이 그렇게 살아오게 된 원인에
누나 루이의 책임도 있기에 루이 역시 시몽에게 쓴소리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리는데요ㅠㅠㅠ
루이의 그런 모습을 보자 시몽은 루이에게 짐이 되지 않기로 다짐하고
다음 날 집을 나와서 다시 리조트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시켜만 달라고 조르는데요.
그런데 하필 시즌이 끝나서 스키장 문을 닫게 되는 때에요.
마지막 리프트도 안 타고 스키장에서 홀로 그렇게 밤을 보내며 웁니다.
누나 루이에게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ㅠㅠ
다음 날이 되고 시몽은 눈이 녹아가는 리조트에서 혼자 그냥 뒹굴면서 놀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없이 놀기가 그동안 시몽에겐 참 어려운 일이었으니...
그렇게 며칠간 산 꼭대기에서 시간을 보낸 시몽은 집이 있는 밑으로 내려가게 되는데요.
그때 시몽이 밑으로 내려가는 리프트를 타고 있고, 위로 올라가는 리프트에는 누나 루이가 타고 있어요.
둘은 마주치는 순간 유리창 너머로 상대를 확인하며 멈칫합니다.
시몽은 밑, 루이는 위. 그렇게 반대 방향으로 스쳐지나가고 영화는 끝이 나는데요.
음... 전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싶어요.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ㅠㅠ
암튼 여성감독답게 우리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을 섬세하게 잘 조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반적으로 영화가 참 쓸쓸해요. 그래서인지 배우들의 눈빛이나 내면연기가 더 눈에 들어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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