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주사위는 던져졌다!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바뀌는 법이라고
서는 곳이 바뀌어 워리워리하며 시작한 달이었다
9월은 마치 100km의 속도로 달리며 바라본 바깥 풍경 같았달까?
아… 그냥 겁나게 빨리 지나갔다고^^...
암튼 던져진 주사위만큼 한 칸씩 되짚어보기로~~
사진은 추석 때 서울오기 직전에 엄마랑 같이 군산 구경하다가
9월 사진으로 쓰려고 찍어둔 돌덩이들ㅎㅎ
- Place: 침대
솔직히 잠이 많은 편이 아닌데 유독 침대랑 절친처럼 지낸 9월
불도 못 끄고 그냥 쓰러져서 잠든 날이 많았다
그만큼 날 제대로 소진한 하루가 많았던 것 같다
덕분에 푹 잤던 탓인지 상쾌한 아침을 맞은 날도 그만큼 많았다:)
너 덕분에 9월도 편안했어 땡큐!
- Song: 윤종신 – 9월, 마마무 - New York
9월 되면 항상 찾아 듣는 9월
시기나 시간을 나타내는 제목 때문에 때마다 찾아 듣는 노래가 몇 곡 있는데 그 중 하나인 9월
그리고 좋고 좋은 New York
단순한 노래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줘서 열심히 듣던 곡
두 곡 모두 땡큐!
- Food: 컨피던스
푸드라기엔 좀 그렇지만 암튼 대학 때부터 함께한 내 공식음료!
하키장에 있는 자판기에만 있어서 중요한 발표 전이면 항상 쪼르르 가서 뽑아 마시며 머릿속으로 최종점검하고 강의실 갔더랬지ㅎㅎ
컨피던스와 함께면 여태 전적 무패라서 여전히 중요한 일 앞두고 찾게 되는 아이^_^
너 덕분에 9월도 잘했어 땡큐!
- Thing: 연필
아침에 출근하면 보통 칼로 연필 깎는 일부터 하곤 한다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싶고 스스로 잠깐 여유 좀 가지자 싶을 때면 연필로 끄적여서 그때를 위해 깎아둔다
암튼 아침에 연필 깎는 일로 시작함으로써 연필한테도 나 자신한테도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한다는 그런 의미로 여기서도 하고 있다
너 덕분에 9월도 좋았어 땡큐!
(그러고보니 10월부턴 연필을 쓴 적이 별로 없네.. 반성하자!)
- 슈퍼문 아닌 셀러문
9월 초 친구랑 슈퍼문을 보러 석촌호수에 갔다
아 물론 당장 거울만 들여다봐도 슈퍼문을 볼 수 있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ㅎㅎ
하지만 워리워리한 9월이 되지 않도록 소망을 빌 겸 해서 갔었다
근데 이것이 늦게 와서 나 혼자 롯데타워 안을 구경하고
그 안에 슈퍼문 관련해서 준비한 공간들도 엿보다가
결국 지름신을 맞이해서는 얼씨구야 니나노 했다
분명 나 같은 사람이 수도 없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seller moon은 어떨까 싶었다
암튼 가족, 건강, 행복을 키워드로 소망을 적어냈었는데
너 덕분에 9월도 안녕했어 땡큐!
- 뚝썸 플레이스
5월 이후 4달 만의 뚝섬 회동ㅎㅎ
그때도 그렇고 이날도 퇴근길에 그냥 집에 바로 갈까 하다가 전화해서 급만남 성사된 날
참 예뻤던 반달도 구경하고 돗자리에 앉아 맥주 마시며 친구랑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난 새로운 곳에서 일한 지 얼마 안됐던 날이라 되게 팔팔했는데 처음에 친구는 많이 지쳐 있었다
하지만 헤어질 때 함께 찍은 사진 속 친구의 윗니가 내 그것보다 더 많았던 걸 보면 그래도 좀 나아진 것 같긴 했다ㅎㅎ
얼마 후 이 뚝섬프렌이 잘돼서 이제 잠실에서 일한다고 했다
오마이갓 석촌호수는 별로 정이 안 가는데...
암튼 뚝섬에 있을 때의 뚝심 잊지말고 화이팅하길, 추카포카해ㅎㅎ
- 새벽형 인간
20살 때부터 주말한정 새벽형 인간이었다
금토일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금-토 혹은 토-일 중 한 번은 카페에 가서 날을 새곤 했다
그냥 그땐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무조건 가서 노트북으로 투닥투닥 하며 보냈다
물론 여전히 내가 참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인데, 뭔가 100퍼센트의 나를 채워가는 시간이랄까?
솔직히 이젠 힘들어서 자주는 못 그러지만 어쨌든 그 시간들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 것 같다
그 시간들을 통해 나를 좀 더 들여다보고, 온갖 물음표 가득한 생각들도 정리해가면서
내 안에 잘 정리된 서랍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위 사진은 새벽 5시에 카페를 나와서 찍은 사진들인데 밝아도 너무 밝아서 찍어뒀다
이래서 현대인들은 잠 이전에 어둠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나보다
밝아도 너무 밝어~~
- 공부
팀장님이 한 프로의 친필사인 탁상달력을 주셨다
아 축구보단 골프 쪽으로 많이 하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근데 대학교 실기수업 때 말고 골프를 쳐본 적이 있어야지..
결국 골프 하는 친구한테 SOS 요청해서 속성 이론 과외를 받았다
9월에도 받았지만 10월에도 받았더랬지! 10월은 갤러리로 야외수업(?)ㅎㅎ
너 덕분에 알수록 재밌어졌어 땡큐 또 땡큐!
- 추석
1. 엄마
지난달 엄마의 위대한 도전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엄마에게도 그런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딸로서 미리 헤아리지 못했던 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했다
엄마는 -6 이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유지한 채 이제는 전과 같은 보통의 식단으로 돌아갔다
암튼 추석 이후로 엄마랑 친구처럼 자주 카톡하면서 지냈다
엄마는 사진을 하도 많이 보내서 날 웃음 짓게 만들었다
그런 거 할 줄 모르는 걸 알면서도 "이거 원본이에요? 꾸민 사진 같으네요ㅎㅎ" 라고 하자,
- 엄마: 아녀ㅎ 완전 자연산여ㅎ
- 나: (현웃과 함께)ㅋㅋㅋㅋ에이 생선이가니 자연산이라뇨
- 엄마: 방글 방글 이모티콘
그래 엄마한테도 변화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엄마는 왜 엄마라고만 생각할까 엄마도 엄마 이전에 여자인데 말야
추석 이후에 친구들한테 물어봤다 너네 어머님은 어떠셔?
우리 엄마는 이미 지났어,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겠네 등등...
딸들~ 우리 잘하자!
2. 아빠
아빠, 아부지 이런 단어는 떠올리기만 해도 먼 곳을 바라보게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괜히 그냥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어릴 땐 아빠랑 온갖 스포츠 중계 같이 보면서 대화를 좀 했는데
지금은 뛰는 선수들이 거의 변해서 아빠의 관심이 너무 줄었다
그래도 낚시만큼은 아빠가 꾸준히 놓지 않고 계셔서 다행이다!
나도 낚시하는 걸 좋아하니 내려 갈 때마다 "아빠 물 때 어때요? 낚시 할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는데
이번엔 아빠가 먼저 언제 내려오냐며 낚시 한 번 가자고 하셨고, 저야 좋죠ㅎㅎ 라며 내려갔다!
아빠가 먼저 낚시 가자고 하셨던 이유는 다름 아닌 새 낚싯대를 사두셨기 때문이었다
어릴 때부터 쓰던 내 쪼매니 낚싯대는 시니한테 주겠다고 하셨다
흥칫뽕이지만 그래도 아빠랑 커플인 낚싯대가 생긴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ㅎㅎ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정박해있던 주인 모를 배 위에 올라가서 낚시를 했다
미끼를 달아 낚싯대를 던지고 의자를 세팅하고는 아빠가 음악을 트셔서 놀랐다
울아빠 혼자 오시면 이렇게 트로트 음악 틀고 낚시 하시는 구나~
한강에 라이딩 가면 낚시 하시는 아저씨들을 종종 보는데 볼 때마다 아빠 생각이 날 것 같다
- 진모닝세트의 변화
어릴 때부터 고무줄 몸무게 체질이 아니라 별로 신경 안쓰고 살아서 서울집에 체중계가 없다
추석 때 집에 내려가서 모처럼 올라가봤었는데.. 와우~
내 생애 최고의 숫자를 마주했다
몸이 좀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내가 그렇게 토실해졌을 줄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진모닝세트의 변화!
아침에 홍삼, 빵, 커피, 견과류 이렇게 챙겨먹는 걸 내 이름따서 진모닝세트라고 불렀었는데
다 됐고 한동안은 커피랑 견과류만 먹기로 했다
사람 입맛이 변하듯 체질도 변하긴 하나보다 흑흑
(이제 견과류도 뺐다... 커피만 마시고 나감... 눙물)
- DO DREAM, 두근거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모든 것들을 새롭게 바라봤다.
매일 아침을 설렘으로 맞이하고, 그 누구보다 기분 좋게 시작했던 달
바쁘고 지쳐 힘들어도 오히려 바빠서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물론 친구는 미쳤다고 했지만ㅎㅎ)
그만큼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게 임했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벗어난 새 출발이 주는 잠깐의 떨림 때문이겠고
물론 언젠가는 지금의 새로움도 익숙함으로 변해갈 것을 알고 있다.
근데 말야, 그런 생각하기 전에 그냥 하고 싶었던 일 찾아 왔으니 한 번 마음껏 해보자, 마음껏 즐기자! 이런 마음이 더 앞선다.
9월 힘든 고비로 기억되는 날이 이틀 정도 있었지만, 잘 해결하고 집에 갈 때의 개운함과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일하는 게 무슨 재미가 있냐고, 꿈 같은 소리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을 보면 조금 딱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느껴보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그냥 순수하게 마음의 내적 동력이 움직여 일을 추진하고,
그 환경에 놓여 일하는 것은 분명 지치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즐겁고 재미있을 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려움이 찾아와도 성장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옳거니 받아들여 잘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
내 자신 화이팅!
- 기승전화이팅
9월 보다 10월이 더 정신 없을 예정이다
겨우 워밍업이 끝났을 뿐, 10월부터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소소한 것들에 더 귀 기울이고
소소한 일들을 더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 또 다짐
기대반 걱정반인 10월도 묵묵히
늘 꾸준한 사람으로 같은 자리에서 화이팅:)
나한테 이로움 준 모든 9월이들 진심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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