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마지막 봉사로 연탄배달을 했다.
지하철로만 꼬박 1시간을 걸려 도착한 영등포에서 후배들과 1000장의 연탄을 5가구에 나눠 배달했다.
여고생 2명과 여중생 1명이 자원봉사를 신청해서 우리와 함께 하게 되었다.
혼자 온 여중생은 수줍음이 너무 많아 대화를 제대로 못 나눴고,
여고생 2명은 자매였는데 수능 본 언니가 동생을 위해 같이 왔다고 했다.
우리가 만나게 된 이유나 장소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얘기를 나누다보니 세 학생 모두 다 착해보였다.
후배들이 다 남자라 그나마 혼자 여자인 나랑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며 봉사를 했다ㅎㅎ
끝나고 우리랑 저녁이라도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학생들은 그냥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그 쪽 길을 모르고 여학생 셋은 그나마 그 쪽 지리를 아는터라 일단 같이 큰 길까지 걸어나갔다.
나도 같이 이야기하며 걷다가 사람이 많아져 인파에 휩쓸리다 길을 건너고 보니 뒤에 여학생들이 없어졌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터라 아쉬워서 함께한 사진도 보내줄 겸 담당자쌤한테 번호를 물어 오늘 연락을 했다.
두 자매는 안 그래도 인사를 못하고 가서 아쉬웠다고, 연락하고 지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닿아서 좋다고 했다.
사진도 잘 간직하겠다고^^
암튼 지방에서 올라온 나에겐 학교 후배들을 제외하고는 나보다 어린 사람은 딱히 사적으로 인연이 많지 않은데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좋은 동생들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
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연탄배달하면서 가는 집마다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고맙다며 먹거리를 챙겨주셔서 내 마음이야말로 참 따뜻했다.
오전에 내린 비도 우리가 배달하는 오후동안은 그쳐줘서 젖지 않게 무사히 연탄을 배달할 수 있었다.
물론 턱없이 부족하시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 따뜻한 겨울 보내셨으면 좋겠다.
어제 배달을 마치고, 오늘 12월 1일에 딱 첫 눈이 왔다.
기온도 너무 떨어져서 진짜 겨울을 실감했다.
올 겨울 더 뜨겁게 화이팅하자!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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