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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The하기/내멋대로 영화평

[영화] 다우더 (Daughter, 2014)






구혜선 감독의 세번째 장편영화인 <다우더>
일단 이전에 연출한 영화들을 보질 못해서 전작품들과 비교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몇몇 분들은 앨범도 내고, 책도 쓰고, 영화감독도 하고, 배우도 하는 그녀에게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가능성, 한계에 대해 꾸준히 도전하는 노력들을 높이 사고 또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한 가지 일만 하면서 살라는 법 없잖아요. 

 



<다우더>는 세상 누구보다 엄격한 엄마와 보통의 또래처럼 살고싶어 하는 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산 엄마는 자신의 뜻대로만 산이가 커주길 바라기에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고 가두면서 산이를 키웁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현관에서부터 모든 옷과 소지품을 내버려두고 바로 씻으러 가야하고,
언제나 밥은 오른손으로 그리고 잘 먹어야 하고, 비오는 날은 가방과 신발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등하교를 해야하죠. 



또 산이가 공부도 1등하길 바라기에, 공부 잘하는 아이의 속옷을 구해와서 손수 삶아 입게 한다거나
항상 그 아이와 비교하며 산이에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산이는 그런 엄마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가 됩니다.
영화보면서 산이 엄마가 산이를 '양육'한다는 느낌보단 '사육'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요.
산이 엄마는 자신이 하지 못했던 것을 산이가 대신 살아주는 것 같은 착각을 해서 더 집착합니다. 



성인이 된 산이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하게 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영화가 진행되는데
내가 어떻게 엄마가 되겠냐고 자신없다고 울며 자신이 자랄 때 엄마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해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던 존재가 엄마였는데, 누군가에게 자신이 그런 존재가 될까 두려워하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어릴 때의 기억들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안그래도 요즘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으로 떠들썩한데 부디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ㅠㅠ



이후 산은 엄마의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는데, 과거 자신에게 모질었던 엄마와 현재 모습의 엄마를 보게 되죠.
위 스틸컷에 담긴 부분부터해서 영화 마지막 10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고,
기억에 남는 대사는 끝부분에 옆집 피아노선생님과 산이 나눈 대화랑 결말 부분의 산의 내레이션입니다!
 

당신은 여자로 태어나
 
그리고 나로 다시 태어나
행복했던가요? 어머니
꽃씨를 심다
피지도 않은 꽃향기에 취했던 나의 엄마
당신은 누구신가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아버지의 존재입니다.
산의 아빠가 두번 정도 나오는데 차라리 아예 등장시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거든요.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는 장면이랑, 병원에 산이를 부를때 나오는데
산이는 그렇게 모진 학대속에서 자라는데 아빠는 대체 무얼했나 싶은 의문만 들어서 차라리 아예 등장시키지 않았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